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겨울 ‧ 어느 山莊(산장)
김만옥
광주 근교의 작은 산골에 있는
그 허술한 산장에는 침구가 없다
침구 대신 갈색 낡은 골덴잠바를 입은 사내 하나가
매일 두 마리의 토끼를 눈물로 덮어준다
전정이 잘된 앵도나무 아래서도
그는 한 알의 앵도를 갖지 못한다
그는 오직 자물쇠만을 갖는다
꼭 잠긴 「로코코」풍의 현관 앞,
적설 일 톤이 무거운 전나무의 어깨를
다정하게 바람이 토닥거리고 있다
그에게는 바람만이 위안이다
오, 바람만이 다감할 뿐,
백설조차 그를 따스하게 덮어주지 못할 때
빈 앵도나무 가지의 적막을 흔들어
그는 앵도 열매만한 한천을 줍고 있다.
그 집은 겨울의 가장 깊은 곳에 있다.
* 1972년 11월 30일 작. 유고시집에 실린 시는 원고와 상이한 부분이 많다. 위 작품은 시인의 시작노트에서 직접 옮겨 적은 것이다. 편 봄메.
시인 김만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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